우리사진학원 - 중앙대 사진학과 호연이의 사진입시 이야기


중앙대 사진학과 호연이의 사진입시 이야기

 

사진의 길을 시작하기위해 노력한 것, 그리고 그것을 시작할 수 있다는 허락을 받게 된 것은 어떻게 보면 19년이라는 기간 동안 가장 힘든,  그리고 가장 큰 걸 성취해 낸 게 아닐까 싶습니다. 사진을 처음 하고 싶다고 느낀 건 중학교 2학년 때 였는데, 특별하게 동기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 이유가 있던 것도 아니었어요. 그냥 어느 날 아침 '사진?'이라는 느낌과 사진을 하고 싶다 라는 생각이 들었고, 어머니께 '사진을 해 보고싶다' 라고 말씀드렸습니다. 엄마는 '항상 그래왔듯 이러다 또 말겠지' 라고 생각 하시고 마음대로 하라고 하셨는데 저는 카메라도 없었고 아는 것도 아무 것도 없었어요. 그래서 어머니께 카메라를 사달라고 했는데 내가 또 변덕부릴 까봐 '카메라 가격의 30%'를 모으라고 그러셨어요. 그 당시 DSLR와 렌즈의 가격은 중고로 약 120~150만원 정도였고, 15%면 40~45만원. 중학교 2학년에게는 너무 큰돈이었지만 그 때는 정말 그 돈을 모아서 렌즈도 끼고 뺄 수 있고, LCD창으로 보고 찍는 게 아닌 뷰파인더를 보면서 찍는 카메라가 너무 갖고 싶어서 학교가고 올 때 내는 버스비도 아끼고 사고 싶고 먹고 싶은 것들도 꾹꾹 참아서 결국 7개월 만에 그 돈을 모았습니다. 그리고 내가 산 디카 20D, 50mm단렌즈, 그리고 망원계 줌렌즈까지. 지금 보면 참 액정도 작고 무겁기만 그런 카메라지만 그 당시는 벌써 사진작가 된 거 같은 느낌이었습니다. 일단 카메라까지 사긴 했는데 한 1년 가까이를 그냥 버튼만 누르면서 사진을 찍으니깐 이게 아닌 거 같고   다루는 방법이 있을 텐데 라는 생각이 들었고 인터넷을 찾다가 사진학원이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. 어머니께 또 사진학원에 보내달라고 했더니 성적을 올리라고 했고 그 성적은 당시 나한테는 말도 안 되는 성적이었어요. 그때 내 4월모의고사는 5등급정도였는데 6월까지 2등급으로 올리라고 그려셨습니다. 열심히, 열심히 공부해 봤지만 6월에도 성적은 거기서 거기였어요. 방학 때도 진짜 열심히 공부하고 개학하고도 정말 많이 공부했고, 결국 11월에 2등급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. 그렇게 열심히 돈을 모아 카메라를 사고, 그렇게 열심히 공부해 사진학원을 다닐 수 있게 되었다. 사진의 길의 시작은 나는   내가 정말 열심히 하고 싶어 하는구나 라고 생각하게 했고 남들에게는 별 거 아닐 수 있지만 나 자신은 인간승리라고 하고 싶을 만큼 뭔가 해낸 거 같은 느낌, 내 자신이 뿌듯하고 자랑스러운 마음을 가지고 시작했습니다.

 

포트폴리오 이야기

저는 포트폴리오로 제가 가지고 싶어했던 물건들을 얼음으로 얼려 찍었습니다. 처음 그 포트폴리오 주제를 생각해 낼 때는 그저 가장 가지고 싶어하던 '구두'에만 집중했고, 단순히 그냥 내가 신발에 욕심이 많은 것으로만 생각했습니다. 하지만 그것을 가지고 포트폴리오를 시작하려고 하니 내가 단순히 신발에 욕심이 많아서 그런게 아닌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. 거의 거의 2달을 이 주제에 대해 고민을 하다 보니 내가 신발에 집착하는 것은 좋아해서가 아니고 가지지 못하기 때문에 욕구가 불만이 된 것이라는 걸 알게 되었고, 이제는 그 욕구불만이 쌓여서 나조차도 가지기 두려워져 버렸다는걸 깨달았어요다. 이렇게 내가 표현하고 싶은게 "욕구불만 그리고 그 때문에 생긴 두려움" 이라는 걸 딱 정하고 나서 촬영을 시작하는데 어떻게 촬영해야 할 지 막막했어요. 처음에는 '구두'를 가장 아름답고 화려하게 광고사진처럼 찍어보기도 했고 두 번째에는 구두를 낚싯줄로 하늘에 매달아 놓고 밑에서 촬영해서 내가 구두에 눌려있는 듯한 느낌을 찍고 싶었지만 구도나 피사체에 한계를 느꼈습니다. 그 밖에도 다양한 시도를 했지만 점점 생각만 복잡해지고 자신감만 없어지고 있었는데 원장님께서 "너가 가지고 싶어 하는 게 구두냐 아니면 미용용품이냐"라는 질문에 "아" 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. 저는 집에서 구두만을 금지하는 게 아니고 각종 화장품들도 가질 수 없는 환경이었는데 처음에 꼭 구두로만 찍으려 했었어요. 그래서 그 다음 사진은 내가 그동안 가지고 싶어했고, 그래서 몰래 샀지만 결국은 다 망가져서 버려진다는 느낌으로 하얀 배경에 물건들을 깨뜨리고 쏟아버리고 그래서 찍었습니다. 그렇게 찍었지만 그 이미지 역시 두려움이라든지 갇혀있는 욕구는 잘 보여지지 않았어요. 고민을 하고 있던 그 때, 내가 참고하려고 보고 있던 사진에  눈앞에 있지만 얼음에 갇혀서 가질 수 없다는 메시지와 얼음이라는 소재 자체가 선뜻 손 내밀기 힘든 느낌이여서 내 두려움까지 잘 표현될 것 같다는 생각이 떠올랐습니다. 얼음을 얼릴 때 처음에는 쉬운 줄 알았어요. 그냥 물에 넣고 얼리면 되는 줄 알고 그렇게 했다가 얼음이 불투명하게 얼어서 물건들이 안보였어요. 선생님들을 붙잡고 물어보기도 하고 이과 친구에게 물어 보기도하고 선생님들과 찾아보면서 물을 끓여서 식혀서 밖에서 천천히 얼리면 투명하게 언다는 걸 알았고, 강의실 하나를 통째로 쓰면서 물을 끓이고 식히고 얼렸습니다. 얼음을 한번 얼렸는데 얼음이 너무 작아서 구도에 한계가 있었고, 다시 큰 통을 사서 물건들을 넣고 다시 얼리려고 하는데 기온이 영상으로 올라가버린 적이 있었습니다. 다른 여러 방법들을 찾다가 정육점 냉장고를 빌려 촬영할 수 있었죠. 한번은 원장님께서 그래도 가지고 싶은 욕망을 표현했음 좋겠다 하셨고, 그 방법으로 얼음을 녹이거나 깨서 그 물건의 일부가 밖으로 나오게 하는 게 어떻겠냐는 말씀에, 처음에는 힘들게 얼린 얼음을 깨버린 다는 게 무서웠지만 온전한 얼음만으로는 구도의 한계가 있고 색다름이 없을 것 같았습니다. 그래서 얼음을 녹이고 깨고 해서 모든 물체마다 다양하게 밖으로 돌출되게 해서 찍으니 내 감정도 더 잘 전달되고 얼음의 모양이 다양해서 더 재밌는 구도가 나오고 그랬어요. 그렇게 만들어진 내 사진은 이미지만으로도 강하고 관심을 끌었고, 내 이야기가 담긴 사진이기 때문에 더욱 인상 깊은 사진이 되었습니다. 

 

사진공부 이야기

지금 다시 생각해보니 입시 준비할 때 즐거웠던 기억만큼이나 힘든 기억도 많은 것 같아요. 그래도 입시를 생각하면 '재미있었다' 라는 기억이 더 커요. 수능이 끝나고 입시를 시작하면서 사실 수능 준비할 때 보다 더 떨렸어요. 그동안 내가 아무리 열심히 했다 하더라도 이번 결과가 어떻게 나는가에 따라  평가 받을 수 밖에 없다는 생각에 그랬던 것 같아요. 그래서 오랄테스트에 거의 올인했고 공부하다보니 경쟁심? 같은 것도 생겨서 더 잘하고 싶고, 지고 싶지 않았습니다. 오랄테스트에 있어서는 평소에 정규수업을 열심히 들었던 게 가장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. 선생님들이 슬쩍슬쩍 물으시는 거에 꼬박꼬박 대답하고 싶어서 혼자 많이 공부하고 선생님들께 여쭤보고 그랬습니다. 그리고 아침마다 원장님이 하시던 수업. 그것 때문에 아침마다 늦지 않게 나오려고 고생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늦어서 수업을 못 듣고 싶지 않다는 생각에 일찍 일어나려 노력하고 그 덕분에 사진 입시에 대한 도움 외에도 앞으로 사진작가로써 혹은 인생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도움 되는 것들 많이 얻을 수 이었다고 생각합니다. 또 암실 작업하면서는 솔직히 많이 힘들었어요. 하루 종일 계속 서있고 그걸 3일을 해야 하니 힘들 수 밖에... 하지만 프린트를 모두 끝내고 포트폴리오라는 게 내 손에 들어왔을 때 그 해낸 것 같은 뿌듯함은 그만큼 더 컸습니다. 사진이 잘나오고 맘에 들 때는 기분이 좋기도 하다가 사진이 별로이면 속상하기도 하고 그런 과정을 반복하고, 이겨내는 힘을 배운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. 앞으로 작가로써 살아간다면 이런 과정을 수십 번은 겪을 텐데 그런 과정을 잘 이겨낸 것 같아 자신감도 생겼어요.  무엇보다 내 포트폴리오에는 내 생각이 담겨있어서 좋아요. 우리학원에 포트폴리오 관리방식이 지금 생각하면 참 감사하고 다행스러운 부분이예요. 포트폴리오로 뭘 하고 싶은지 생각하면 거기에 살을 붙여주시고 좋은 아이디어를 주시는 걸 알고 처음에는 당황스럽고 걱정스럽기도 는데,  혼자 내 사진들을 보고 내 생각들을 정리하면서 차근차근 생각하니 이것저것 좋은 포트폴리오가 생각났습니다. 무작정이 아닌 내가 표현하고 싶어 하는 그 개념은 남겨둔 채 내가 더 좋은 아이디어를 만들 수 있도록 유도하기 위해서 계속 대화해주시고 거기에 도움 될 만한 것들을 보여주신 점. 지금 생각하면 참 감사한 일입니다. 그 덕분에 다음에 다른 포트폴리오를 만들어야 할 때 자신감 있게 겁내지 않게 된 것 같아요.

 

나는 중앙대에 사진학과가 있다는 걸 알고, 우리나라에서는 중앙대가 가장 높다는 걸 중3때 알았어요. 그리고 그때부터 중앙대 가고 싶다 라는 생각으로 공부하고 생활하고 사진했습니다. 4년을 간절히 바라던 학교에 붙으면 미친 듯이 기쁘고 모든 걸 다 가진 기분이고 최고가 된 기분일 줄 알았습니다. 합격했다는 걸 알고 나서 바로는 정말 기분 좋았고, 4년 동안 열심히 해 왔던 걸 보상받은 느낌이었습니다. 근데 하루 지나고 이틀 지나고 나니깐 허무했어요. 하지만 당장 3일 뒤면 대학생이 되고 중앙대에 수업을 듣기 위해서 가야합니다. 이 글을 이렇게 쓰면서 어떻게 보면 내가 사진을 하고 싶어 했던 때부터 지금까지, 즉 5년 정도를 정리하는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. 그리고 결과는 허무했지만 내가 해 온 과정에 있어서 그 결과보다 더 많은 걸 얻고 더 많은걸 배운 것 같은 생각이 들었고 이 타이핑을 하고 있는 지금, 또 다시 한번 그렇게 해보고 싶다는, 더 많은 것을 배우고 싶다는 생각도 들고 있습니다. 기왕 하는 대학생활 재밌게 해보고 싶고 이곳저곳 많이 돌아다니면서 몸으로 보고 배우고 싶고 수능이라는 것 때문에, 어쩌면 그걸 방패삼아 안하고 피해 오던 것들도 몸으로 부딪혀 보고 싶고... 그렇게 차근차근 성장하기위해 노력해 보고 싶다고 합격이후 다짐하고 있습니다.


 
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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